횡령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박수홍의 친형이 10일 공판에서 불안 증세를 호소하면서 횡령과 법인카드 이용 등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에서 열린 10번째 공판에서, 박수홍의 친형 부부는 자녀가 없는 박수홍이 운영하는 회사의 법인카드로 학원 교육비와 헬스클럽 등을 지출한 것에 대해 “복리후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법인카드를 PC방에서 다수 이용한 것과 관련하여 친형에게 물었고, 친형은 “사무실이 없어서 PC방에 가서 일을 했다. 게임은 잘 못했고, 검색도 하고, 자료 워드 작성했다”고 답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친형)의 아들이 사용한 것은 아니냐”고 물으면서, 친형은 “무슨 말씀인지 잘…”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키즈 카페, 학원 교습, 편의점, 식당, 미용실 등의 비용이 나온 카드 내역에 대해 친형은 “가족 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사용해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혐의로 제기된 법인카드를 이용한 상품권 결제에 대해 친형은 “상품권 결제는 박수홍 지인에게 선물을 보내는 데 사용했다. 나머지는 박수홍에게 사용했다. 명절 때는 박수홍이 지인, PD, 동료 등에게 선물을 보내라고 해서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박수홍은 지인이나 방송 스태프에게 상품권을 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친형은 검찰 신문 도중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호소하면서 “지금도 언론 보도 등으로 인해 가슴이 떨린다. 구속된 이후 불안정하고 최근 받았던 건강검진 때도 간수치도 높고 우울증도 있고 해서 대질신문 때도 머리가 아팠다. 지금도 귀가 윙윙 울린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를 정도다”라고 토로했습니다.
검찰은 박수홍 계좌에 형수의 서명이 들어간 것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해 친형은 “아버지가 눈이 안 좋아서 비서 자격으로 아내(박수홍 형수)를 시켰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공인인증서와 OTP를 갖고 현금을 인출한 것에 대해서는 “나도 귀찮았는데 박수홍이 내게 바쁜 와중에 맡겨서 썼던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으며 휴정을 요청했습니다.
한편, 박수홍의 친형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연예기획사 라엘과 메디아붐을 운영하면서 박수홍의 출연료 등 약 62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