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에 희생된 혜빈이를 기억해주세요””20살 꽃다운나이에..

“가해자(최원종)보다 불쌍하게 세상을 떠난 혜빈이가 얼마나 밝고 좋은 사람이었는지 기억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어요.”

29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분당 서현역 차량·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인 고 김혜빈 씨(20·사진)의 빈소에서 연신 눈물을 흘리던 김 씨의 친구들은 이렇게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김 씨의 유족들은 흉악범죄 재발을 막아 달라며 고인의 이름과 영정 사진을 공개했다.

미대생이었던 김 씨는 3일 학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최원종(22)이 몰고 인도로 돌진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후 연명치료를 받다 25일 만인 28일 숨을 거뒀다. 김 씨의 사망으로 최원종이 저지른 범죄 희생자 14명 중 사망자는 2명이 됐다.

김 씨의 지인 A 씨는 “처음 소식을 듣고 흉기에 조금 다쳤을 거라 생각했다. 차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울먹였다.

친구들은 김 씨가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세상이 주신 것들에 감사하다’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빈소를 지키던 한 유족은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은 다 준, 보물 같은 외동딸이었다”며 애통해했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9일 최원종을 살인과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최원종이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져 ‘폭력이 해결책’이란 결론을 내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다만 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학업 능력을 갖췄고, 범행 전 ‘심신미약 감경’을 검색한 점 등을 고려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